학부모님들이 하원하고 집에 돌아온 유아를 보면 물어보는 것은 흔히 두 가지이다. "재미있었니?, 뭐 배웠니?" 그리고 대부분 유아는 매일 물어보는 질문에 별 생각없이 말한다. "재미있었어, 놀았어." "너희는 매일 놀기만 하니?" "몰라."
유아가 원에서 놀이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교사들은 거의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놀이는 유아의 삶 그 자체이며 주변 세계를 이해하는 수단이다. 유아는 놀이를 통해 낯선 주변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이 짧은 시기동안 이해한 주변 세계는 다시 놀이를 통해서 재창조되면서, 주변 세계에 대해 얻어진 지식이 확고해진다. 그러나, 학부모님들은 유아의 세계가 놀이를 통해 경험되고 구축된다는 것을 모르고 원에서 재미있게 놀다오면 되지만 그래도 집에서 배울 수 없는 다른 것을 좀 가르쳐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 그러므로, 학부모님에 대한 부담없이 유아들과 잘 놀기 위해서는 부모교육을 통해서 유아기 놀이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주고 잘 노는 것이 잘 배우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교사가 유아들과 잘 놀 수 있어야 한다. 이따금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교실 안 풍경에서 교사가 우리 아이와 잘 노는 모습, 그리고 함박 웃음짓는 아이의 얼굴이 발견되면 학부모님은 나도 집에서 아이와 잘 놀아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교실 안에서 대부분의 교사가 대집단 활동 시간에는 유아들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으려 하고 주의집중을 시키려 노력하지만 자유선택활동 시간이 되면 원에서의 밀린 업무나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할 유인물, 혹은 다음 시간 준비물을 챙기느라 유아들이 어떤 놀이를 하며 또래간에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 지는 신경쓰기가 힘들다. 물론 이것은 교사 대 유아의 비율이 너무 높아서 교사 한 명이 유아들 30여 명 전체를 살피기에도 벅차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선택활동 시간은 교사가 유아들의 정서상태나 흥미, 선호하는 활동 및 또래 관계 등을 살피고 직접적으로 유아들의 문제행동 수정 및 사회,인지적 발달 등을 증진시키기 위한 최적의 시간이다. 그러므로 교사는 대집단 활동시간보다도 자유선택활동시간에 교사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1. 놀이는 왜 해야 하는가?
1) 놀이는 유아의 신체적 기술을 증가시키도록 도우며, 그러한 기술들을 새로운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을 배우도록 돕는다. 놀이 동작을 하면서 대.소근육을 움직이게 되므로 신장, 체중 등의 신체 성장이 촉진되고 혈액 순환, 배설 등의 생리 기능도 증진된다.
2) 놀이는 자아개념을 포함한 개념 형성에 필수적인 단계이므로, 놀이를 통하여 유아의 정체성 발달이 이루어진다. 또한 놀이를 하면서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을 배워서 갈등 상황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다.
3) 또래와의 놀이 경험을 통해 자기 중심적 언어에서 탈피하여 남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하며 자신의 의견을 교환하는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다.
4) 놀이는 아동이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을 증진시켜 주며, 협동과 같은 사회적 기술에 도움을 준다.
5) 놀이는 표상능력, 조작적 사고, 문제해결의 측면에서 인지 발달을 강화시켜 준다. 놀이는 탈중심화, 조망 수용 능력과 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확산적 사고, 상위 의사소통, 다른 상위 인지적 능력의 원인이 된다.
2. 교사가 아이들의 놀이에 개입해야 하는 경우
1) 유아가 전혀 놀이하지 않을 때 놀이 참여와 사회적 참여를 증진시키기 위해 혼자 있거나 다른 아이들의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유아에게 놀이에 참여하도록 부드럽게 개입함으로써 친구 사귀는 기술을 증진시킬 수 있다. 일부 소외되었던 유아들은 교사가 놀이에서 빠진 후에도 사회적인 놀이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
교사 : (유아들과 음식점 놀이를 하면서 혼자 놀고 있는 유아에게 이야기한다.) 민정아, 우리 같이 점심먹자. 호박떡이 맛있겠다. 유아 : 좋아요. (교사가 이끄는 놀이에 참여하면서 교사와 호박떡을 먹는 흉내를 내게 된다)
2) 놀이 기술을 증진시키기 위해 다른 유아들과 협동할 줄 모르는 유아의 경우 놀이개입을 통해서 사회적 상호작용을 강화할 수 있다. 혹은 쉽게 주의가 산만해지는 유아에 대한 성인의 놀이 참여가 놀이의 지속시간을 연장시키고 놀이경험이 더 정교해지도록 한다.
교사 : (혼자 앉아 불자동차를 가지고 시끄럽게 소리내며 놀고 있는 유아에게) 호선아, 여기 불이 났어요. 도와주세요. (호스를 가리키는 흉내를 내며) 여기 호스가 있어요. 여기 호스끝을 잡아줄래요? 유아 : 좋아요. 물을 뿌릴게요. (가상놀이를 시작한다)
3) 학습을 위한 결정적인 순간을 이용하기 위해 유아가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개념을 배우거나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게 될 때 교사는 주의깊게 질문하고 제안하고 격려해야 한다. 교사는 탐색하기 위한 새로운 정보를 첨가해야 하고 문제해결을 도와줄 수 있는 힌트를 주고 사고를 안내할 수 있도록 질문한다.
교사 : (흔들거리는 블럭 위에 큰 블럭을 얹으려는 유아에게) 네가 그 큰 블럭을 위에 놓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유아 : 쓰러질까요? (블럭을 위에 놓았고 구조물이 무너진다) 교사 : 어머나, 어떻게 되었니? 유아 : 제 생각엔, 너무 큰 것을 놓아서 그런 것 같아요.
4) 유아와의 개별적인 접촉을 갖기 위해 유아 : (소꿉영역에 있는 교사에게) 자, 이제 우리는 격투기 놀이 해요. 선생님은 우리하고 싸우는 사람이에요. 선생님은 우리보다 힘이 약해서 계속 맞고 있어요. 교사 : (이 역할을 수행하며 유아의 놀이에서 표현되는 염려와 불안에 대해 주의깊게 듣는다)
5) 유아가 교사를 놀이에 초대할 때 교사는 즐겁고 재미있는 놀이 친구이므로 간혹 놀이상황에 초대된다. 놀이 속에서 유아는 자신들이 아는 것과 생각하는 것을 보여준다. 놀이 상황은 교사가 유아의 발달과 정신 건강을 읽을 수 있는 창을 제공한다. 이 때 교사는 유아들과 진심으로 재미있게 놀 수 있어야 한다.
3. 교사가 유아들의 놀이에 개입하지 않아야 할 때
유아가 아주 구체적이고 생산적인 방식으로 놀이하고 있을 때는 교사의 개입이 오히려 방해가 된다. 유아들간에 많은 언어와 사고를 사용하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흥미와 열정을 가지고 협동적인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면 교사는 물러 나와 있어야 한다. 놀이가 전이되는 순간, 문제 해결을 위해 놀이가 중단되었을 때, 다음에 무엇을 할 지 유아들끼리 의논하고 있을 때 교사는 개입해야 한다.
4. 교사가 유아놀이에 도움을 주는 정도 (퍼즐 맞추기를 예로 들어)
1) 유아에게는 어려운 놀이의 경우 몇 단계를 수행해 주어 놀이 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 유아가 복잡한 퍼즐을 가져와서 조각을 맞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유아 : 나 이거 못하겠어요. 교사 : 내가 도와줄게. 시작할 수 있도록 선생님이 퍼즐의 가장자리를 맞추어 줄게, 그리고 나면 가운데 퍼즐을 맞출 수 있을 거야. (교사는 유아를 위해 퍼즐 가장자리를 맞춘다.)
2) 유아가 근접발달영역 안에 있는 과업을 할 경우 질문, 힌트, 격려 등으로 유아가 독립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위의 유아를 위해 퍼즐의 가장자리를 맞추어 준 후 유아가 퍼즐을 맞출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교사 : 봐, 이 조각들은 호랑이 꼬리처럼 보이는데 호랑이 꼬리가 어디로 가야 할까? 유아 : (잠깐동안 퍼즐을 보면서) 아! 여기 아래에요. 제 생각에는! (퍼즐 조각을 바르게 놓는다.)
3) 쉽게 해낼 수 있는 과업의 경우 의존감을 길러 주지 않기 위해 직접적인 도움은 하지 않으나 교사는 과업에 대해 지속적인 흥미를 보여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유아를 격려해준다.
(위의 유아는 몇 개의 퍼즐 조각을 더 맞추었고 남아 있는 조각들은 맞추기 쉬운 것들이다.) 유아 : (퍼즐 조각을 잡고서) 이건 어디에 놔야 해요? 교사 : (성의있는 목소리로) 네가 찾을 수 있을걸 유아 : (퍼즐을 살펴본 후 조각을 놓는다) 여기요! 교사 : 봐. 호랑이 머리를 다 맞추었네.
5. 효율적으로 유아놀이에 개입하는 방법
1) 질문하기
(1) 정보제공 대신 질문하기 자유선택활동시간에 유아는 정보나 도움을 얻기 위해 교사에게 온다. 어떤 경우에는 단순히 원하는 정보를 주기보다 질문하는 것이 적절한 반응이 될 수 있다. 유아 : (콩깍지를 들고와서) 이게 뭐에요? 교사 : 그게 뭐라고 생각하니? 유아 : 제 생각에는 나무에서 온 거에요. 교사 : 어떻게 아는데? 유아 : 글쎄요, 이거 보세요. 이건 나무에서 자라는 거에요. 씨앗이 보이죠?
이 때 유아는 콩깍지에 대해 보다 많은 사고를 하였고 콩깍지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구성하였다. 교사가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면서 문제에 답했을 때 유아의 자기 발견을 촉진하게 된다.
(2) 개방형 질문하기 예1) 꽃의 색깔이 뭐야? 예2) (꽃을 들고서) 이것이 무엇인지 말해 줄래?
1의 질문에는 한 가지 정답이 있고 한 단어의 대답을 요구한다, 2의 질문은 많은 대답을 가지고 있다. 유아가 다양한 꽃의 특성을 생각하기 때문에 대답을 선택할 수 있고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깊이있는 사고과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교사는 간단한 대답을 요구하는 예/아니오 질문(이 이야기가 재미있었니?), 동일한 대답을 하게 하는 질문(교사 : 비행기가 빨리 갈까? 늦게 갈까? 아동 : 빨리요)은 피해야 한다. (그 이야기 중에 재미있었던 부분은 무엇이니?, 비행기는 자동차와 어떻게 다를까?) 교사의 질문은 언어적인 면을 이해했는지를 검사해보는 수단이 아니라 의미있는 양방향의 대화를 창조해내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
(3) 대답에 반응하기 한 개의 콩을 한 개의 컵에 넣을 수 있다고 할 때 12개의 컵을 채우는 데 필요한 콩은 몇 개인지 교사가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서 유아가 10개라고 틀린 대답을 했다. 예1) 교사 : 아니야, 함께 세어보자. 하나, 둘..열두 개. 자, 그러면 몇 개가 필요할까? 유아 : (잠시 생각한 후) 열 개? 교사 : 아니야, 열두 개야. 다시 세어보자. 예2) 교사 : 좋아, 열 개의 콩을 가지고 컵에 넣어볼래? 유아 : (열 개의 콩을 세서 컵에 집어넣은 후 모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교사 : 어떠니? 유아 : 모자라요. 더 필요해요. (콩을 더 많이 가져왔고 이제는 콩이 남는다) 교사 : 재미있구나! 왜 이런 일이 생겼지? 유아 : 컵이 모자라요. 남은 콩을 다시 넣어야 겠어요.
예1의 대화는 사고나 그 이상의 토론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고 다른 질문에 대해서 대답하려는 유아를 실망시켰다. 예2의 대화는 유아가 자신의 생각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인내심있게 유아와 활동을 했다. 교사는 틀린 대답을 수용하고 더 많은 질문을 하고 기다려주었다. 그로 인해 유아는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성인으로부터 듣지 않고 스스로 대답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틀린 답은 성인-유아 간 대화와 계속적인 인지적 성장을 위해 유용하다.
<아동의 대답에 반응해 주는 효과적인 방법> ** 많은 질문하기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넌 그것을 어떻게 알았니? 왜 그런 일이 일어났니? 같은 질문은 유아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생각을 실험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 대답하기 위한 시간 주기 유아가 대답하기 전에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2) 모델링
* 친절한 행동을 가르쳐주려고 할 때 이야기나누기 시간에 손인형을 가지고 대집단 활동으로 구조화하는 것보다 실제 놀이상황에서 아동들과 따뜻하게 상호작용하면서 친절을 모델링하느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 놀이 모방 대근육실에서 커다란 매트 위에 교사가 오른다. "날씨가 좋아졌어. 이제 바다로 나가도 되겠네."라고 혼잣말한다. 교사는 의자를 매트 위에 놓는다. 손으로 망원경을 잡는 시늉을 하며 "어디로 가면 물고기가 잡히려나?" 그것을 지켜보던 아이들은 하나 둘 씩 매트 위로 올라간다. "나도 물고기를 잡으러 갈 거에요." "그물이 필요해." 교사는 "바다로 나가면 배가 고플거야. 음식도 필요해." 라며 음식을 챙기는 흉내를 낸다.
이 교사는 유아들을 놀이에 참여시키기 위해 직접적으로 노력하지는 않았지만 유아들은 빠르게 교사의 놀이세계에 끌려 들어왔다.
3) 따뜻함
신체적인 따뜻함은 유아기 교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미소짓기나 적절한 끄덕임 만으로도 따뜻함과 친절함을 전달해 줄 수 있다. 하지만 깊게 몰입해 있는 유아를 뒤에서 껴안는 식의 부적절한 시기의 애정은 피해야 한다. 보호는 양육하는 동안 의존감을 기르지 않는 선에서 받아들여져야 한다. 반면에 유아가 애정을 필요로 할 때(피곤할 때, 불안할 때, 따뜻한 접촉을 원할 때)는 껴안아 주거나 접촉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4) 칭찬보다 격려
칭찬은 따뜻하고 온정적인 사람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의미없고 공허한 칭찬 대신 유아를 판단하기보다 격려해 주는 이야기나 질문으로 변형할 수 있을 것이다. * "정말 아름답구나" 하는 일반적인 칭찬보다 "너의 그림에 노란색이 잘 어울리는구나" 라는 명확한 진술을 한다. * "얘들아, 희철이의 그림을 좀 봐" 라는 공개적인 칭찬은 칭찬받지 못하는 다른 유아들을 의기소침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격려는 개인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좋다. "희철아, 너의 그림 속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 얘기해 주겠니?" * "훌륭한 그림이구나" 보다 "희철이가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고 있구나, 아주 열중하고 있는 것 같은데 무엇을 그리고 있는 지 얘기해 줄래?" 식의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 해준다. * "이건 아빠 집이에요." 라는 대답에 대해 "아름답구나"라는 대답보다는 "아빠의 집에 대해서 얘기해 줄래?" 등을 말하여 그림 주제에 대해서 토론할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 격려는 성인의 판단과는 상관없이 유아가 자신의 노력에 대해 가치있게 여기도록 도와준다.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니, 아주 열중하고 있는 것 같구나. 네가 다 그리고 나면 이 그림에 대해 어떻게 느낄까?" * "너희들도 희철이의 그림을 보았니?" 처럼 다른 아동과 비교하지 않고 개인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자료> 유아의 놀이이론과 실제/ 채종옥 이경화 김소양 공저/ 양서원 놀이지도 : 아이들을 사로잡는 상호작용/ Jeffrey Trawick-Smith 저/ 다음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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